자장자장(제2화)
2025년 9월 9일 14:41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뒤뚱 뒤뚱!
요나의 고래 만한 위장을 흔들며 집으로 향해가던 중,
대장에서 보낸 긴급문자가 대뇌피질수뇌부에 도착하였습니다.
“신동혁! 이젠 더 이상 무리야…”
“여기선 안 되! 집에 도착하려면 십분은 더 있어야 하는 걸!”
“그건 네 사정이지…갑자기 들이닥친 난민들이 여기저기서 봉기를 일으켰어.
소장에서 번진 불이 S자 결장을 넘어 직장에서도 타오르고 있다고….”
꾸르륵 거릴 때 부터 불길한 예감이 들기는 했지만
봉화의 불길이 이렇게 빨리 번질 줄이야….
베수비오가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걸음을 옮기기는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화산이 용솟음을 칠 것 같은 응꼬에 힘을 주자 간구 터져나왔습니다.
“주여! 최후에 날만큼은 화장실에서 맞게 하소서!”
길 한 복판에서, 더 더군다나 아들과 함께 걷는 중에
폼페이의 화석이 될 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
평소같으면 코 앞 같았을 우리집이
산타수사나의 어느 목장만큼이나 까마득하게 느껴졌습니다.
한 걸음을 디딜 때 마다, 화력을 뿜어대는 봉화의 불길!
복통도 복통이지만,
소방차의 물대포처럼 쏴하고 뛰쳐나올 것 같은 시위대들 때문에 죽을 맛이었습니다.
도대체, 누가, 어떤 세포들이, 이렇게 심한 펌프질을 해대는 것인지….
할 수 만 있다면 교감신경들의 바지가랑이라도 잡고 사정하고 싶었습니다.
“제발!!! 나도 더 이상은 무리야…..”
-다음 서신에서 계속-
🖋 신동혁 올림
📅 2025년 9월 9일
← 목록으로
Comments
끝까지 화장실에서 승리의 깃발을 꽂으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