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자장(마지막화)

2025년 9월 10일 14:36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말라비틀어진 영겁을 쥐어짜내는 찰나가 흐르는 가운데,
분쟁지역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도록 오리처럼 걸었습니다.
아니, 기었습니다.

인정사정없이 바깥 세상 보겠다고 아우성거리는 편도체와
잠시 후 새로운 수용소로 이송보내겠다는 전전두피질의 극한 대치!
시그모이드 결장의 마지노선이 전소된 지는 이미 오래,
화염을 견디다 못한 직장도 급격히 무너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이시여! 저 활활타오르는 예루살렘의 분문을 긍휼히 여겨주소서!
아들 앞에서 아버지의 체면이 여리고가 되어서야 되겠나이까!!!’

그렇게 겁과 겁이 지났고,
마침내 고지가 보였습니다.
우 리 집 아 파 트 입 구 가.

다시말하면,
자유의 기쁨을 안겨다 줄 수 있는 거룩한 해방구가.
평소 같으면 한 걸음으로 달려갈 수 있겠지만
불길이 더 번지면 응꼬의 문에 번개가 칠 지도 모르는 상황!
인규베이터에 있는 신생아를 안듯이 조심 조심 전진했습니다.

한 걸음에 터지는 주여와
또 다른 한 걸음에 지르는 아아악…주여!
수 백번도 넘게 주님을 외친 후,
정신을 차려 보니 세 개의 문이 열려있었습니다.
우리집 현관문, 화장실 출입문, 그리고 마그마에 새카맣게 타버린 화구!

“주님! 인풋이 곱배기라고 아웃풋도 곱배기네요!
그래도 최후의 보루는 지켜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욕심이 잉태한즉 복통을 낳는다고 곱배기로 깨닫게 하신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5년 9월 10일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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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9월 10일 14:53분

곱배기의 인풋과 아웃풋을 이렇게 성경적(?)으로 풀어내실 줄이야… 읽다 보니 저도 함께 “주여!”를 외치며 집 앞까지 기어가는 심정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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