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사건
2026년 5월 22일 09:00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약 이 주전, 저희 삼부자네에서는 전무후무한 사건이 하나 터졌습니다. 몇 년간 저와 동거동락하던 숟가락이 사라진 것입니다. 이 미증유의 사태에 변연계가 제일 먼저 깜놀랬습니다. "야! 이거 실화냐?" 전두엽도 충격을 받은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시냅스들 집합! 정밀분석에 들어간다!"
찾아도 찾아도, 아무리 찾아도 없었습니다. 발이 달린 것도 아니고.... 하루 세끼 격무에 번아웃이 되서 잠수 탄 것도 아닐테고.... 자아를 찾겠다고 뜬금없이 가출한 것도 아닐거고... 어느노조처럼 성과급을 달라고 파업시위하는 것도 역시 아닐텐데...... 수저야! 너 도대체 어디간거니?????
그 다음날, 아침식탁을 차리다가 그의 부재를 다시 깨달았습니다. 녀석이 실종되었다는 사실이 리마인드된 것입니다. 당장 밥은 먹어야 하는데 손으로 먹을 순 없고..... 첫째가 이전에 가지고 다녀던 도시락 숟가락을 짚었습니다. 일단 찾을 때까지 임시로 쓰자는 생각으로.
국물을 떴습니다. 이어서 삼켰습니다. 아! 어찌나 어색하고 낯설던지요. 스푼하나 바꾼 거일 뿐인데 정말 어색했습니다. 밥을 먹는 내내 옛 친구가 그리웠습니다. 그렇게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같은 이질적인 식사를 마쳤습니다.
설거지를 하는내내 깐부가 생각났습니다. "너 대관절 어디에 숨었니? "
-다음 서신에서 계속-
🖋 신동혁 올림
📅 2026년 5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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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매일 함께하던 숟가락 하나의 실종을 통해, 익숙한 물건에도 정과 기억이 깃든다는 걸 유쾌하게 보여주는 편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