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길
2026년 7월 23일 09:00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여름에 접어 들면서, 저희 집에서 제일 분주한 친구는 단연 세탁기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냉장고도 바쁘기는 매한가지지만, 365일 가동되는 터라 티가 안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빨래통은 평소에 꺼져있다가 가동을 할 때만 켜지잖아요.
빨래통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룬답니다. 아이들이 매일 씻고 닦는 수건부터, 양말, 그리고 땀에 푹 젖은 옷가지들이 줄을 서니까요. 하루 이틀만 지나도 고약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속옷이랑 양말이 동이 나니 때문에 처리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하루에 두 세 번을 가동하는 경우도 있어요. 댕댕이가 이불에 지도를 그리는 드문 케이스까지 발생하면 하루종일 돌기도 하구요.
겨울에는 가끔 멈춰서 속을 끓인 적도 있지만 여름에는 한번도 그런 적이 없습니다. 30도 정도의 더위는 정도는 껌이라는 듯 아랑곳하지 않고 돌아가는 녀석을 보면 얼마나 대견하고 기특한지요. 그 찜통에서도 묵묵히 자기의 일을 하는 걸 보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잘하였다 충성된 종아!"라고요.
어쩔 때는 얼굴이 빨개질때가 많습니다. 전자기기들도 저마다 자신의 달란트를 저렇게 발휘하는 데 반해 저는 그렇지 못할 때가 훨씬 많으니까요.
주님 보시기에 부끄럽지 않아야 할 텐데요.. 걸음마다 자욱마다 다 죄뿐입니다.
내 평생 살아온 길에 늘 함께 하셨고, 앞으로도 하실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6년 7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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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아무 말 없이 맡은 일을 끝까지 감당하는 세탁기를 보며 충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