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2026년 7월 24일 09:00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저희 집에 장정들이 셋이 있었습니다. 바로 골프용 대형우산인데요. 사이즈가 헤비급이어서 웬만한 바람에도 끄떡이 없을 뿐만 아니라 반경이 상당히 넓어서 두 사람도 비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대략 2년간, 삼형제는 같은 숙소에 머물면서 오손도손 잘 지냈습니다. 우천 때 마다 삼부자와 동행하면서 말입니다. 돌이켜보면 참 멋진 깐부였어요. 모두가 다 부러워 할 정도로요.
그 중 한 친구가 갑자기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확 휘어 버렸어요. 아무리 노력을 해도 펼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은 분리수거 하는 날 떠나 보내고 말았지요. 가슴이 아팠지만 다른 도리가 없었습니다.
약 반년 뒤, 주니가 수학여행을 가는 날 비가 왔습니다. 우산을 챙겨주었지요. 너무 커서 휴대하기 불편하다고 했던 아들에게요. 돌아오는 날, 숙소에 두고 왔다는 아이의 말에 회한이 밀려왔습니다. 그냥 좀 맞더라도 접이식으로 가져가라 할 껄.
얼마 전, 막내가 물었습니다.
"아버지 큰 우산 어디 있어요?"
"하나 남았는데 안보여?"
"네 아무리 찾아도 없어요."
말이 떨어지지가 무섭게 득달같이 찾아봤습니다.
깜쪽같이 사라지고 없더군요.
'이건 또 무슨 조화란 말인가? 혼자 가출 한 것도 아닐텐데...'
"저도 몰라요"만 내뱉는 주니의 말에 실날 같은 희망도 사라졌습니다.
결국 그렇게 삼형제는 다 떠났습니다. 3년 간 동거동락했던 노스탤지어의 손수건만 남긴채로.
음.... 장마철이 되니, 참 그립습니다. 삼형제의 든든한 방패막이요.
있을 때 고마움을 깨닫는 것이 행복의 본질임을 알게 하신 주님께 영광을!
🖋 신동혁 올림
📅 2026년 7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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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떠나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 우리 삶과도 많이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