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기저귀
2026년 7월 29일 09:00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어제 밤 일이 하나 터졌습니다. 방안에 이상한 냄새가 나서 불을 켰더니 똥이 범벅이 되어 묻어 있더라구요. 제 슬리퍼에도 말입니다. 깜짝 놀라서 거실에 나갔지요. 아니나다를까요. 피카드리안의 걸쭉한 작품이...... 으.....윽! 온 집안이 똥범벅이 되어 있었습니다. 범인은 물론 저희 집 댕댕이었구요.
닦고 문지르고 뿌리고 야밤에 체조 한번 거하게 했습니다. 굳어 있는 제 표정을 보더니 꼬리를내리더군요. 뒤도 안돌아보고 사라지는 녀석이 어찌나 얄밉던지요! 꿀밤이라도 한 대 날리고 싶었지만 꾸욱 눌렀습니다. 행복동 5년차잖아요.
요즘 들어서 대소변을 제대로 가리지 않는 강아지때문에 신경이 좀 쓰이는데요. 그래도 수용소 때처럼 짜증이나 화가 나는 것은 아니라 얼마나 감사한 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제가 떠앉아야 하잖아요. 윽박지르고 성질 낸다고 녀석이 알아 듣는 것도 아니구요.
청소를 다 한 다음에 침대에 누웠더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강아지 덕분에 방바닥 한번 번들번들 깨끗하게 닦았다구요.
커커야! 똥을 싸던 오줌을 싸던, 열심히 치울게. 건강하게만 잘 지내다오. 너의 집사가!
나이 오십먹을 때 까지도 똥기저귀 마다하지 않으신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6년 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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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향한 집사님의 사랑에서 오래 참으시는 주님의 마음을 떠올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