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파게티
2026년 8월 3일 09:00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한 두 달 전에 짜파게티 한 묶음이 생겼습니다. 아이들이 죽고는 못사는 농심의 스테디셀러가요. 비상용으로 킵을 해놓았지요. 먹거리가 마땅치 않을 때 써먹으려고요. 베란다 진열장 VIP석이 그 친구들의 대기장소였습니다.
어느 날, 물건을 정리하던 중 뭔가 이상한 낌새를 망막이 감지했습니다. 분명히 포장지를 뜯지 않은 채로 넣어두었건만, 비닐봉지가 터져 있었거든요. 자세히 보았더니 짜파게티 하나가 비어있었습니다. 어! 이게 왠 일인가???? 미키마우스가 와서 파먹었을 리는 만무하고, 용의자X는 십중팔구...... 시냅스에 스치는 인물은 있었지만 그냥 넘어갔습니다. "하나 정도야...뭐!!!!"하는 안티테제의 등장으로요.
그리고 며칠 뒤, 싸이렌이 요란하게 울렸습니다. 이번엔 두 개가 비어있었거든요. 합수본에서는 이번 사건을 상습범의 소행으로 보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곧 이어 결정적인 단서도 확보했구요. "동생이 짜장면을 끓여 먹었다"는 형의 진술이요.
수사망이 좁혀오는 것을 감지한 범인은 순순히 실토를 했습니다. 먹음직 보암직 탐스럼직한 비주얼에 도저히 참을 수 없었노라고. 게다가 다시는 선악과를 몰래 탐하는 뻘짓따위는 하지 않겠다는 다짐까지요.
하지만, 그 언약은 두 주도 못되어 파기되었고, 장발장은 구속(?)위기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풀려났습니다. 선처를 배풀어주라는 주님의 민원으로요.
이제 남은 것은 한 봉지... 레미제라블의 다음 이야기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육신과 안목의 정욕을 이기라 명하신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6년 8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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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한 봉지 남은 짜파게티의 운명이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