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같은

2026년 8월 10일 09:00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주일저녁, 카레를 먹었습니다. 거니는 답을 거의 2공기 반+반을 먹을 정도로 대단한 성공작이었는데요. 깐트 영화제로 따지만 아마도 그랑프리를 다투지 않을 까 할 정도로 정말 끝내주었습니다. 감자와 당근이 어우러져 미뢰와 함께 뛰노는 그 춤사위는 이루 말할 정도로 다이내믹했거든요.

둘째는 냡냡짭짭을 삽시간에 헤치우더니 그릇을 가지고 주방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물을 미리 받아놓으려구요. 설거지를 쉽게 하기 포석이었습니다. 크면 클수록 누구닮아서 이렇게 기특한 지요. 주님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고 있는 그의 센스가 빛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계속 만찬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니의 빈자리를 보았습니다. 물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작은 벌레 한 마리도요. 물을 마시는 것 같았습니다. 아니요. 수영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순간 숟가락을 놓고, 그 녀석을 주시했습니다. 도대체 뭘하는 거지? 평소같으면 저 작은 생물 따위는 그저 성가신 존재로 여기며 지나쳤을텐데... 계속 주시를 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보잘 것 없는 존재인 저 벌레가 바로 나로구나. 아주 객관적으로 하나님 입장에서 바라보면 말입니다. 그럼에도 그분께 전혀 가치도 없는 그런 생명체인 저를 위해 십자가를 지시다니요. 제가 벌레를 위해서 그런 고초를 당하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인지.... 카레먹다가 정말 울컥 했습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영생을 주신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6년 8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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