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신

2025년 8월 20일 14:34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경쾌한 마음으로 아침 산책을 나섰습니다.
더위도 한풀 꺾이고 바람까지 솔솔 부니
세로토닌들이 폴짝폴짝 뛰어다니더군요.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콧노래가 절로 나왔습니다.

평소 코스의 3분의 1 지점에서,
“따르르르릉~” 벨소리가 울리길래 확인하니 첫째였습니다.
“아버지… 학교에서 수련회를 간데요. 선생님께서 부모님 확인을 받아야 한다 하셔서 연락드렸어요.”
“어, 그랬구나! 아빤 당연히 찬성이지.”

전화를 끊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주머니를 더듬어 이어폰을 찾던 순간—
주머니가 감쪽같이 사라진 바지를 입고 있었던 겁니다.


아… 이럴 수가!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옷을 거꾸로 입고 나왔다는 사실을.

그 순간 심령이 움츠러들기 시작했습니다.
길 위에서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아이구, 저 칠칠치 못한 작자 같으니라고.
쉰이 훌쩍 넘은 인간이 바지도 제대로 못 입어서야…”

총총걸음을 치자니 더 눈에 띄는 것 같고,
느긋이 걷자니 뒷목이 화끈거리고…

방금 전까지만 해도 왈츠를 추던 호르몬들은 어디론가 증발해 버렸습니다.
암논에게 봉변당한 다말의 잿더미가 대신 깔려앉았습니다.


부끄러움이 스올의 중력에 끌려 추락하던 그 순간,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신동혁아! 이제 사람들의 시선 나부랭이는 거들떠보지 않고
십자가만 쳐다본다며!!!

그리고 이 지구상에서 네 궁댕이에 관심 있는 사람, 단 한 명도 없어…
네가 무슨 정선경이라도 되는 줄 아냐?”


진짜 문제는 거꾸로 신앙임을 다시 일깨워 주신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5년 8월 20일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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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8월 20일 16:25분

사람 눈치보다 주님의 십자가만 바라보라”는 주님의 직설 코멘트, 찔리면서도 위로가 되는 게 진짜 복음 같습니다. 형님, 앞으로는 바지 방향도, 믿음의 방향도 늘 정방향이길 기도합니다 🙏 #거꾸로말고 #십자가정방향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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