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미수(제2화)
2025년 9월 17일 14:46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난처와 당황이 카오스의 심연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가운데,
편도체에서는 감정의 소용돌이 하나가 급발진하였습니다.
“이런 어의 없는 경우가 있나!
아빠가 애써서 사가지고 왔으면 ‘감사합니다’하고 기뻐해야 마땅하거늘…..”
방긋방긋을 예상하고 왔건만, 녀석들의 시큰둥한 표정에 기분이 다운되었습니다.
몇 달 만에 처음으로 먹는 케이크가 계륵이 되다니…. 나 원 참!
“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사려고 했던 것은 다 나갔고,
그렇다고 안 사면 너희들이 실망할 것이라 사료 되어 이걸로 사왔어…”라고
강하게 반발을 하고 싶었으나,
그렇게라도 억울한 마음을 토로하고 싶었으나,
거기서 멈췄습니다.
삼부자네는 애굽에서 탈출한 행복동 4년차잖아요.
과일이냐 초코냐 때문에 바리새인이나 사두개인들처럼 논쟁할 수는 없는 법이지요.
한편, 저부터 편견을 버릴 때가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케이크라고 무조건 다 좋아할 것이라는 휴리스틱을 말입니다.
마침내 시간은 흘러 초를 킬 시간이 되었습니다.
과일은 아니지만, 호불호를 떠나서 먹긴 먹어야 하니까요.
케이크를 식탁에 놓고 접시도 셋팅을 마쳤습니다.
“혹시 먹기 싫으면 안 먹어도 돼. 아빠가 혼자서 먹을게….”
"참 나! 누가 안 먹는다고 그랬어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티라미수는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게 눈 감추기 대회 선수들의 위장 속으로요.
결국, 남길 줄 알았던 케이크는 요나의 고래 같은 아이들의 뱃속에서
사르르 사르르 녹아버렸답니다.
‘그러면 그렇지….’ 하면서 결국은 함박웃음 짓게 하시는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5년 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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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결국은 웃게 하시는 하나님” — 이 고백이 오늘 하루의 작은 찬양 같습니다. 샬롬과 웃음을 가득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