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윗홈

2025년 10월 27일 11:21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금요일 오후,

2시가 안되어 아들이 돌아왔습니다.
2박3일의 꿈같은 수련회를 떠 났던 주니가요.
배낭에서 토해낸 빨래들은 산더미 처럼 쌓였고,
곧이서 그 주인은 샤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히 시간을 재지는 않았지만
평소보다 최소한 두 배 이상은 더 욕실에 머물렀습니다.
이틀간 세수랑 양치질만 했을테니 그런가 보다 했지요.
그러고는
몇 시간을 자더라구요.
숲 속의 잠자는 공주에게 전염된 사람처럼.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는데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기다리다 어쩔 수 가 없어서 깨웠습니다.

방에서 나온 그는,
졸음이 찐하게 블렌딩된 하품을 늘어지게 하더니…
“첫날엔 거의 잠을 못잤어요…”
“왜! 너무 재미있어서 잠자는 것도 잊었니?”
“그게 아니라 반 친구가 코를 엄청나게 골더라구요…
보일러를 틀었는데 어찌나 또 덥던지,
나중엔 문을 누가 열어서 너무 추웠어요…”
“24시간 사우나에서도 사절한다는 코골이가 하필이면 거기 있었구나”
“모기한테도 물렸어요.”

무릉도원이라 생각하고 떠났던 수련회는,
드르렁드르렁과 웽웽웽의 공습경보가 쉴 새 없는 전쟁터였던 것입니다.

코골이와 모기는 수면부족을 낳고, 수면부족은 졸음을 낳고
졸음은 긴잠을 낳고….

쌀밥을 어기적어기적 씹던 그가 말했습니다.
“아! 집이 최고다!”

“웰컴 투 본향!” 홈스윗홈으로 우리를 인도하신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5년 10월 27일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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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0월 27일 11:29분

“아! 집이 최고다!” — 그 한마디에 천국의 향기가 담겨 있네요. 수련회의 끝이 아니라, 쉼의 본향으로의 귀환이었습니다. 잠든 영혼을 깨워 주시는 주님, 오늘도 우리를 ‘홈스윗홈’으로 부르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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