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자필반

2025년 10월 28일 11:50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계절이 바뀌면,
빠지지 않는 행사가 하나 있습니다.
옷정리를 하는 것인데요.
이것도 반복해서 하니까 요령이 생기더라구요.
일거리를 최소화하려다 생긴 노하우모읍집이라고나 할까요.
귀차니즘으로 인해 부득불 발생한 안티테제라고도 할 수 있고요.

이를테면 주로 입는 옷들은 침대 아래가 아니라 옷장 위에 올려 놓는 다던지,
겨울양말이나 장갑같은 것들은 쇼핑백에 구분해서 베란다에 보관한다던지…
생활꿀팁들이 성령의 9가지 열매처럼 주렁주렁 맺혔습니다.

게다가 아이들도 커서 자기 옷들은 처리가 가능해 진지라
예전에 비하면 이벤트라고 하기도 옹색할 정도입니다.

특히 올해에는,
삼부자네 최장신 주니와,
우리집 살림꾼 거니의 활약에
아빠는 거의 할 일이 없었습니다.

‘녀석들! 제법인데!
옷가지를 개는 동안,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또한 막내가 작년에 입던 바지가 쫄쫄이로 변해있어서
많이 컸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 손을 잡고 졸졸 따라오던 철부지였는데….

이제 좀 더 지나면 제 품을 떠나 자기들만의 세상으로 가겠지요.
그 생각을 하니 뭉클 어게인이 심령을 파고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더라구요.
이렇게 멋진 녀석들이랑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으니까요.
“얘들아! 우리 본향에서도 이렇게 오손도손 살자구나! 사랑한다!”

“회자정리라는 쇠사슬을 십자가로 끊어버리신 주님께 영광을! 할레루야!

🖋 신동혁 올림
📅 2025년 10월 28일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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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0월 28일 12:08분

옷을 개며 느끼신 그 뭉클함이, 아버지 마음의 복사판 같네요. 헤어짐의 계절에도 주님은 ‘본향’이라는 영원한 집을 예비하셨죠. 거자필반—떠남은 있지만, 영원한 만남이 약속된 사랑의 법칙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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