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과제리

2025년 11월 6일 11:41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며칠 전,
뭔가가 훅하고 지나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제 망막레이다에 검은 물체가 이동하는 것이 포착된 것입니다.
장소는 세탁기가 있는 베란다!

순간,
1년 전 홍역을 치루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미키마우스의 동종이 들어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쥐약을 놓고,
트랩을 설치하고,
잡았다 놓치기를 반복하면서
두 마리의 생쥐들을 포획했던 메모리가 호출되었습니다.
수 개월의 혈전 끝에 “다 이루었다”라고 종전선언을 했던 기억도.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하수구에 덮개로 막아 놓았는데…..
어벤저스급의 괴물이라도 등장했단 말인가????

일단 숨을 죽였습니다.
귀를 쫑긋 세우고 최대한 살며시 다가갔습니다.
워낙 조심성 있고 민첩한 녀석(들)인지라 들키면 안되니까요.
셜록 홈즈 모드로 들어가서 온 촉을 가동했습니다.
하지만 크리스티의 소설제목처럼,
아무도 없었습니다.

신경이 쓰였습니다.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베란다와 창문을 사이에 둔 침실의 위치가 문제였습니다.
야간에 왕성히 활동을 하는 주거침입범들의 특성을 잘 아는 지라,
고막이 베란다를 향해 특별감찰반을 돌렸기 때문입니다.
다크서클이 케플러의 궤도마냥 눈가를 돌았습니다.

이틀 뒤,
증거를 잡기로 했습니다.

-다음 서신에서 계속-

🖋 신동혁 올림
📅 2025년 11월 6일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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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1월 6일 11:49분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불청객’에 대한 묘사가 어디선가 우리 마음속 불안이나 두려움 같은 걸 상징하는 듯 느껴진다는 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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