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뷔페
2025년 12월 11일 10:27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어제는 저녁 시간이 훌쩍 지나서
도마와 칼을 들었습니다.
반찬거리가 마땅치 않아서 고민을 하다가
감자국을 끓이려구요.
늦게 귀가하는 첫째를 위해
아빠가 선택한 필살기였습니다.
자그마한 햇감자 4개를 볶고,
파도 송송송 썰고,
마지막에 참기름까지 넣자
아빠표 삼위일체 감자국이 탄생했습니다.
맛을 떠나서 향이… 캬!!!!
9시가 가까이 되어 돌아온 아들을 위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 한 그릇을 식탁에 놓았습니다.
우적우적…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뚝딱하고 게 눈 감추듯이 먹어치우더라구요.
옆에서 보던 막내 왈,
“아빠 나는 왜 안 줘?”
“너는 벌써 저녁 먹었잖아”
“에이! 아빠는 날 사랑하지 않는구나?”
“너를 사랑하니까 안 주는 거야, 두 번씩 먹으면 비만 되니까!”
“나도 먹고 싶은데….”
다음날 아침,
삼부자네 식탁엔 세 그릇의 감자국이 올랐습니다.
일용할 양식을 주신 주님께 기도를 드리자마자,
후르륵 쩝쩝!
두 녀석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요!
다른 반찬은 하나도 없이 국과 밥만 차린 밥상이었지만,
워커힐 호텔 뷔페보다 더욱 넘치는 풍성함이 흘렀습니다.
저 역시 마음이 좋으니 입맛도 덩달아 얼씨구!
애거사 크리스티가 이 장면을 보았다면 뭐라고 했을까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후추가루의 흔적조차도)
젖과 꿀이 흐르는 하루를 매일매일 주시는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5년 1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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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세 그릇 감자국에서 풍겨오는 사랑의 온도가 식탁을 성전으로 바꾸네요. 읽는 저도 배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