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룡점정

2025년 12월 17일 10:32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어제는
유래없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요즘 시험 치르느라 혼심의 힘을 다하고 있는 아들의 저녁상 때문이었지요.

보통은 미리 정해두기 때문에
“뭘 먹을까?”를 두고 그렇게 고심하지 않는데요.
예스터데이는 저녁 먹기 30분 전까지도
골똘과 숙고와 궁리가 대뇌피질에서 뛰어다녔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고민한 끝에,
“아~ 맞다!”가 마음문을 똑똑 두드렸습니다.
냉장고에서 드르렁 코를 골고 있던 김치가 떠오른 것입니다.
‘오랜만에 볶음밥을 해먹어볼까?’

전전두피질의 명령이 떨어지자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스쿼드를 소환했습니다.
설탕, 깨, 참기름.
협력해서 선을 이룰 동역자들의 명단이었습니다.

김치를 썰고,
식용유를 팬에 두른 뒤 볶기 시작하자
주방에서 ‘딜리셔스’라는 향기가 솔솔 풍겨 나왔습니다.
생김치가 노릇노릇한 볶음김치로 거듭날 무렵,
밥솥에 있던 밥이 합류했습니다.

‘김치 네가 아무리 미슐랭 쓰리스타급이라 해도
내가 없으면 김치볶음밥은 절대 못 만들지!
나 이래 봬도 김포 금쌀이야!’

“김치만 잘 볶아서는 결코 맛있는 김치볶음밥을 만들 수 없다.
밥도 잘 섞어야 비로소 별점 다섯 개를 받을 수 있다.”
누가 형제는 잘 아시지요?

약 18분 뒤,
깨와 참기름을 두르고 모두가 라스트댄스를 추자
비주얼만큼은 백종원 아저씨 저리 가라는 포스의 만나가 탄생했습니다.

“아! 이 맛이야!”

매일매일이 일상 맛집의 페스타가 되게 하시는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5년 12월 17일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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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2월 17일 10:39분

읽는 내내 군침이 도네요. 고민 → 동역 → 연합 → 완성, 김치볶음밥 안에 작은 창조의 질서가 담긴 저녁상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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