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예찬

2025년 12월 18일 11:22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드디어,
오늘부로 굿바이입니다.
지필고사와 씨름을 하던 첫째가 샅바를 놓는 날이거든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정보…..
철인 5종 경기를 치르느라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아들의 얼굴이
모처럼 밝았습니다.

‘한 과목만 치르고 나면 이 지긋지긋한 쇼생크에서 벗어나는구나’

그의 표정에서 나레이션이 흘러나왔습니다.
깐부였던 그의 필통과, 지후아타네호 해변을 함께 할 녀석을 보니
저 역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에서 마음껏 자유를 누리기를
소망하면서요.

마지막 시험인 역사 과목과 한판승부를 남겨 둔 아들은
그렇게 집을 나섰습니다.

동시에,
오늘은 그에게 엄청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Day입니다.

댄스 경연대회 단체 부문 1등의 부상으로
고기 뷔페 시식권을 받았고,
점심에 다 같이 먹기로 했다더군요.

시험도 끝나고,
뷔페에 가서 학우들과 밥도 같이 먹고.
그야말로 겹겹사입니다.

“아버지! 과연 수상을 할 수 있을까요????”

노심초사하며 묻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알고 보니 두 팀이 참석했다는 소식에
그의 동생과 깔깔거리던 기억도 함께요.

유튜브에 올린 영상 맨 마지막 장면에서
펄쩍펄쩍 뛰던 몸빼바지 댄서도 호출되었습니다.

세 개의 프레임을 다 합치고 나니,
방긋방긋 두 보조개가 왈츠를 춥니다.

참, 인생 살 만합니다.
시험 마지막 날 아들의 눈망울에서
앤디의 자유를 읽을 수 있어서요.
고기 뷔페에서 급우들과 고기쌈을 먹는
챔피언의 아버지가 되어서요.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 하신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5년 12월 18일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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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2월 18일 11:26분

쇼생크에서 지후아타네호까지… 한 과목 남겨둔 그 한 걸음이 이렇게 반짝이네요. 고기뷔페는 축복의 공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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