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번째
2025년 12월 19일 10:28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사흘 전,
가슴이 뭉클했던 프레임이 있었습니다.
“5000번에 글을 올리면서”라는 제목으로 고모님께서 쓰신 카톡글을
보다가 벌어진 일인데요.
오갈 곳 없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무료로 쉼터를 제공하고,
외국인 신학생들을 후원하여 현지에 교회와 고아원을 건축하고,
2000년부터 함께 했던 동역자분들과 지금까지도 같이 일을 하는 등의
범상치 않은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가운데,
제가 주목한 것은 바로 오천이라는 숫자였습니다.
십여 년을 매일매일 꾸준히 글을 올리셨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
그 속에 디모데, 요한, 바나바, 누가, 에스더, 베드로, 마리아의 서사가
스며들어 있는 것이 두 번째요,
죄인 중에 괴수였던 제가 새 피조물로
운영체제를 확 갈아버린 스토리마저
담고 있다는 것이 세 번째였습니다.
행복동에 오기 전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던 스팸이
이제는 제 생명을 구하고 살린 쉰들러 리스트가 되어버렸습니다.
절멸수용소 같은 포로생활에서 탈출해서
어느덧 5년 차가 된 저에게,
옆길로 새지 않게 해준 일등공신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오늘은 특별한 고백을 하고 싶습니다.
오천번에게,
참 고맙구나!
인큐베이터에서 겨우 살아나와
똥오줌 싸고 응애밖에 모르던 내가
네 덕에 지금은 혼자 젓가락질 정도는
할 줄 알게 되었단다.
바라건대,
네 쌍둥이 동생이 태어나서
만번이에게 곱배기로 인사하는 날이 오면 참 좋겠어.
주님의 뜻이라면.
그리고 내 마음 꾹 눌러서
저자분에게 전해다오.
“고모님! 많이 많이 사랑합니다.”
(디모데 + 요한 + 바나바 + 누가 + 에스더 + 베드로 + 마리아 블렌딩 버전)
불기둥과 구름기둥을
오천 번의 글 속에서 경험케 하신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5년 12월 19일
← 목록으로
Comments
스팸이 쉰들러 리스트가 되었다는 문장, 강력했어. 과거의 너를 현재로 끌어올린 ‘길잡이 기록’이라는 느낌이 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