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깐부

2025년 12월 22일 11:05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영하 7.9도.
기온이 확 떨어졌습니다.
일기예보를 보는 순간
세탁기가 제일 먼저 떠오르더라구요.

겨울마다 꼭 한 번씩은
호수가 얼어 강제노동(?)을 하게 만들었던,
어쩔 수 없이 손빨래를 하며
꿍시렁 소리가 나올락 말락 하게 했던,
그렇게 영적 씨름과 마음의 줄다리기를 하다가,
결국은 에스프레소보다 진한 감사의 크레마로
심령을 푹 담그게 만든,
소중한 벗이요.

가끔 한 번은 탈이 나야
있을 때의 고마움을 깨닫는다고,
이제는 이만한 깐부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바구니를 가득 메우고 있던
옷가지들을 넣고 버튼을 눌렀습니다.
“주여!”라고 하는
짧지만 아주 묵직한 간구(?)가 나오더군요.

깊은 숨을 들이쉰 후
전원을 켜고 스타트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녀석을 지켜보았지요.

평소 같았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방 안으로 들어왔겠지만,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나 또 꽁꽁 얼어 있었다면
호수를 녹이거나
다른 조치를 취해야 하니까요.

1초, 2초, 3초….
급수되는 소리는 함흥차사이겐지!
조마조마한 마음과 긴장이 블렌딩 되어
애간장을 녹였습니다.

“주여어게인!”

그리고 나서,
멈춘 것 같았던 카이로스의 겹겹을 뚫고
드르륵 드르륵!
깊음의 수도가 터지며
하늘의 호수가 열려
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주여어게인의 어게인!”

“난방이 안 돼 알래스카처럼 얼어붙은 베란다에서
빨래하느라 고생이 많은 내 친구야!
정말 고마워.”

무엇 하나
감사하지 않을 것이 없음을
일상에서 가르쳐 주시는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5년 12월 22일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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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2월 22일 11:09분

“주여!” 한 마디에 긴장과 기도가 다 들어 있습니다. 멈춘 듯한 순간을 지나 물소리가 터질 때, 일상의 작은 구원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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