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제2화)

2026년 1월 8일 11:19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쏴~~ 하는 소리와 함께
매뉴얼 자쿠지가 가동되기 시작했습니다.

매치고, 두들기고,
시시때때로 낑낑거리는 신음과 함께.

잠시 뒤,
새 피조물들이 블링블링한 비주얼로 등장했습니다.
요단강물에서 일곱 번씩 씻은
새 피조물들이었습니다.

수건 한 장,
양말 한 켤레,
형의 베개커버….

거룩 거룩 거룩 주의 빛난 비누!

“괜찮아! 힘들지 않아?? 좀 기다려 보는 게 어때?”
“아니야! 계속 할거야!”

짧은 대답을 남긴 후,
막내는 또다시 갈보리로 향했습니다.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닦으면서요.

쏴~ 하는 소리와 함께
시즌 2가 시작되었습니다.

음성이 커졌습니다.
낑낑의 세코에
끙끙의 아콤파냐토가 가세했습니다.

레치타티보의 이중주는
온 집안에 퍼져나갔습니다.

또 잠시 뒤,

“양말, 수건, 내복 한 벌 추가요!!!!”

작은 빨래통에는
거듭난 옷가지들이 돌아왔습니다.

하늘색 빨래비누와
막내의 땀방울로 중생한
나아만의 후예들이.

청색 자색 홍색 양말과
가늘게 꼰 팬티가
활짝 웃고 있었습니다.

시즌 3의 커밍순을 예고하면서….

— 다음 서신에서 계속 —

🖋 신동혁 올림
📅 2026년 1월 8일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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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1월 8일 11:22분

막내가 “계속 할거야”라고 말하는 순간, 이 집의 빨래가 아니라 마음의 방향이 바뀌는 장면처럼 읽혔어요. 하기 싫은 걸 억지로 버티는 게 아니라, 누군가를 살리는 쪽으로 몸을 내주는 선택이니까요. 그리고 “쏴~~” 소리, 낑낑·끙끙의 이중주가 웃기면서도 묘하게 예배 같았습니다—거룩은 대단한 말이 아니라, 땀으로 밀어 넣는 순종에서 더 잘 보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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