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제6화)

2026년 3월 18일 12:12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전화를 끊자, 온갖 상념이 떼거지로 몰려왔습니다.

‘사례가 거의 없다면 해결을 할 수나 있을까’라는 걱정,
‘그러게 이런 중요한 비번은 잘 간수했어야지’라는 후회,
‘새 아이디랑 비번을 쓴 지 4년이나 넘었는데 어떻게 그걸 기억해’라는 변명,
‘비번 분실로 낭패를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라는 질책,
‘이번을 계기로 근본 대책을 수립해야 되겠어’라는 결심,
‘사실 이전에도 메모를 하는 등의 여러 방법을 동원했지만 해결을 못했잖아’라는 의문,
‘오 주여!’라는 탄식,
‘………’라는 응답,
‘주님! 하늘의 지혜와 명철을 주시옵소서’라는 간구,
‘………’라는 반복,
‘주여 주여 주여’라는 삼창,
‘……….’라는 루프.

대뇌피질에 있는 시냅스란 시냅스들은 다 뛰쳐나와
각자 자기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그러던 중,
해마가 외쳤습니다.

“야~! 이렇게 서로 대립하다간 어느 나라 국회 꼴 나겠어!”

핏대를 높이던 편도체가 맞받았습니다.

“그래. 이번엔 정말 제대로 해결을 해보자.”

전두엽이 이었습니다.

“좋아. 그럼 내가 의견을 하나 낼게.”

뇌세포들이 귀를 쫑긋 세웠습니다.

“앱을 하나 만들면 어떨까?”

“무슨 앱?”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

“그게 가능할까?”

“못 할 거 뭐 있어????”

“그런 거 한 번도 만들어 본 적 없잖아.”

“인공지능에, 신공지능까지 주실 텐데 뭐가 두려워?”

한편,
두 번째 통화했던 상담사분이 연락하겠다는 당일이 되었습니다.
11시 반 즈음이라고 했던 그녀의 언약도 선명하게 떠올랐구요.

‘아! 과연 나는 오늘 젖과 꿀이 흐르는 비번을 찾을 수 있을까?’

“오 주여! 오늘 여리고성이 무너질 줄 믿습니다!!!!”

🖋 신동혁 올림
📅 2026년 3월 18일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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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3월 18일 12:16분

이번 편은 완전히 내면 회의실이 열렸네요. 생각들이 줄지어 등장하는 장면이 마치 실제로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그대로 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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