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제8화)
2026년 3월 20일 11:42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그 순간,
미련한 다섯 처녀가 떠올랐습니다.
신랑이 더디 온다고 잠깐 졸다가, 결국은 큰 낭패를 보았던
비련의 주인공들이.
아니! 따지고 보면 그들보다 훨씬 더 못했습니다.
뻔히 오는 것을 봤으면서도 일부러 거부했으니까요.
눈 뜨고 코 베이는 것이 바로 이런 건가????
가슴이 심하게 쓰렸습니다.
다시금 무한 루프의 블랙홀에 빠져들어 갈 생각을 하니
심령이 아찔했습니다.
다시 걸었습니다.
“여보세요! 오늘 이전 상담사 분께서 전화를 주신다고 했는데요. 제가 못 받았습니다.”
차마 스팸인 줄 알고 안 받았다고 하기엔 민망해서 글자만 하나 바꿨습니다.
(주여! 거짓말한 이 죄인 용서하소서!)
“아 네! 확인해보겠습니다.”
이메일 계정 체크부터 시작해서, 상황 점검까지 루틴이 한 바퀴 돌았습니다.
세 번째라 그다지 번거롭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고객님! 제가 내용을 다 파악했습니다. 굳이 그 분이랑 통화하실 것 없을 것 같아요.
괜찮으시다면 바로 지금 처리하시지요.”
어디서 들은 것 같은 낯익은 목소리…
처음에 통화를 했던 그 남자 상담사였습니다.
반가웠습니다. 이렇게 또 통화를 하게 되다니.
하지만 굳이 밝히지 않았습니다.
또 다시 갈 길이 구만리였기 때문입니다.
비번 리셋을 위해 앱을 열었습니다.
혼자 할 때와는 느낌이 전혀 달랐습니다.
그래도 이번엔 다르겠지라는 희망이 솟았습니다.
혼인 잔치에 들어가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 다음 서신에서 계속 -
🖋 신동혁 올림
📅 2026년 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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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이제 단순한 비밀번호 문제가 아니라 닫힌 문이 열리는 사건으로 완전히 전환된 느낌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그 문이 실제로 열릴지, 혹은 또 다른 반전이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