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 (마지막회)

2026년 4월 3일 09:00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온 몸이 덜덜덜 떨렸습니다. 고1때 흠모했던 여고생을 버스정거장에서 마주칠 때 보다 더욱. 알파벳의 토씨 하나 틀리지 않도록 정성껏 기입을 했습니다. 천천히, 거북이 걸음보다 느리게. 마지막 글자인 &를 넣은 후, 숨을 깊이 들이켰습니다. 그리고 버튼을 눌렀습니다. 저도 모르게 눈이 질끈 감겼습니다. 한일월드컵 8강전에서 홍명보 선수가 페널티킥을 차기 직전처럼.

잠시 후 눈을 떴습니다. 서서히. 함성이 나왔습니다. 목청껏. "패 스 워 드 짝짝 짝짝짝~" '여기가 바로 셋째 하늘?' (제가 몸 안에 있었는지 몸 밖에 있었는지 저는 모르지만 하나님은 아실겁니다.) 영광영광 패스워드~! 영광영광 비번리셋~! 할레루야 찬송이 속사포 처럼 터져나왔습니다.

축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전에 사용했던 앱을 업데이트했습니다. 곧 이어 실행을 했습니다. 그간 저를 괴롭혔던 에러는 감쪽같이 사라져버렸습니다. 베데스다 연못의 38년된 앉은뱅이가 일어난 것 처럼, 디스플레이를 누비며 마음껏 뛰놀고 있었습니다.

잃어버린 어린양이 돌아왔다는 소식에 온 베들레헴의 백성들은 버선발로 뛰쳐나왔습니다.

"호산나 복구의 자손이여 찬송하리로다!!!"

휴대폰도, 아이디도, 비밀번호도 그리고 저도, 모두가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혼자선 결코 풀리지 않는 인생에 만능 비밀번호가 되시는 주님께 영광을! 할레루야!

🖋 신동혁 올림
📅 2026년 4월 3일

Comments

Avatar
 2026년 4월 3일 21:11분

그동안의 모든 기다림과 반복이 한 번에 풀려버리는 장면이라 더 크게 울립니다.



Search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