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잇(제2화)
2026년 4월 17일 09:00분
디모데, 요한, 누가 형제에게
샬롬!
눈을 떴습니다. 몸은 여전히 찌뿌둥하다며 뾰루뚱하였습니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비몽사몽모드로 얼마가 지났습니다. 신호가 왔습니다. 화장실에 가서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부교감신경의 메시지가요. 그냥 뭉갰습니다. 아직까지는 배뇨근이 버틸 수 있다는 교감신경의 응원을 받으면서요. 엎치락 뒤치락 뒹굴었습니다.
그러다가, 요도 조임근이 이젠 무리라는 외마디 절규를 외치기 직전, 1톤 기중기가 매달린 것 같은 몸을 움직였습니다. 문을 열고 변기를 향해 돌진했습니다.
일을 무사히(?) 마치고 화장실에서 나오던 중, 뭔가를 발견했습니다. 냉장고에 붙어 있는 포스트잇 한 장을. "일어나면 먹어!" 아들이 써 놓은 글씨였습니다. 냉장고 옆에 있는 식탁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사발로 덮은 접시가 놓여있었습니다.
그릇을 올렸습니다. 스팸과 계란으로 만든 볶음밥이 짜잔하고 등장했습니다. 그것을 보는 순간, 감동의 물결이 밀려들어왔고, 동시에 부끄러움이 파도를 쳤습니다. 이런 줄도 모르고.....
"아들아! 고맙고 미안하다" "아빠가 얼른 일어나서 네가 좋아하는 토마토계란볶음해줄게! 사랑한다!" 우심실 한 복판에 하트모양의 포스트잇이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이 세상 막내 중에 가장 사랑스런 막둥이를 주신 주님께 영광을! 할렐루야!
🖋 신동혁 올림
📅 2026년 4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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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는 몸의 불편함, 짜증, 옛자아의 반응이 흐르고 뒤에서는 아무 말 없이 준비된 사랑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대비가 너무 선명하게 와닿습니다.